1인기업 계약서 작성 방법 - 프리랜서·외주 계약 필수 체크리스트
계약서 없이 일하다 낭패 보셨던 분 계시죠?
"구두로 합의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가 결과물을 넘긴 뒤 대금을 못 받거나, 범위에 없던 수정을 끝없이 요구받거나, 내가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이 어디에 귀속되는지 모르는 상황에 처한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민법상 계약은 구두 합의만으로도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분쟁이 생겼을 때 증명하는 일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계약서가 없으면 내가 일했다는 사실과 약정된 대금을 모두 별도로 입증해야 하며, 그 부담은 온전히 나에게 돌아옵니다.
1인 사업자이자 프리랜서로 일하는 여러분이라면 이 글에서 소개하는 항목들을 계약서 초안에 빠짐없이 담아 두세요. 한 번의 수고가 나중에 수백만 원짜리 분쟁을 막아 줍니다.
용역계약서 vs 도급계약서, 어떤 걸 써야 하나
프리랜서 계약서를 쓰기 전에 계약의 성격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용역계약은 결과물보다 '업무 수행 과정' 자체를 목적으로 합니다. 월별 유지보수, 법률 자문, SNS 콘텐츠 운영처럼 일정 기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계약 기간 내 지속적인 노무 제공이 핵심이므로, 계약서에는 업무 범위와 기간을 중심으로 명시합니다.
도급계약은 특정 '결과물의 완성'을 약속하는 계약입니다. 웹사이트 제작, 영상 편집 납품, 디자인 시안 완성처럼 구체적인 산출물이 있을 때 사용합니다. 민법 제664조를 근거로 하며, 일이 완성되어야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용역계약 | 도급계약 |
|---|---|---|
| 핵심 | 과정·서비스 제공 | 결과물 완성 |
| 보수 기준 | 기간 또는 공수(시간) | 완성된 결과물 인도 |
| 대표 예시 | 유지보수, 자문, 운영대행 | 웹사이트 제작, 영상 납품 |
| 준거법 | 민법 위임·고용 규정 준용 | 민법 제664조 도급 규정 |
실무에서는 두 성격이 혼합된 계약도 많습니다. 결과물이 있으면서 단계별 검수가 필요한 프로젝트라면 도급계약 기반으로 작성하되, 용역계약의 업무 범위 조항을 함께 넣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계약서 필수 기재 항목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빠지면 분쟁 발생 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 작성 전 체크리스트로 활용하세요.
| 항목 | 필수 여부 | 비고 |
|---|---|---|
| 계약 당사자 정보 (성명·주소·연락처·사업자번호) | 필수 | 개인사업자는 사업자등록번호 기재 |
| 계약 목적 및 업무 범위 | 필수 | 구체적일수록 분쟁 예방 |
| 납기일 및 검수 기간 | 필수 | 검수 완료 기한도 명시 |
| 계약 금액 (세전/세후 구분) | 필수 | 3.3% 또는 부가세 별도 여부 명기 |
| 대금 지급 시기 및 방법 | 필수 | 계좌번호, 지급일 포함 |
| 계약금·중도금·잔금 분할 구조 | 권장 | 금액 500만 원 이상 시 분할 권장 |
| 지식재산권 귀속 조항 | 필수 | 미기재 시 프리랜서에게 귀속 |
| 비밀유지(NDA) 조항 | 권장 | 클라이언트 정보 보호 목적 |
| 계약 해지 및 해제 사유 | 필수 | 해지 통보 방법·기간 포함 |
| 손해배상 및 위약금 조항 | 필수 | 예정 금액 또는 비율 명시 |
| 수정·변경 요청 처리 기준 | 권장 | 추가 비용 발생 기준 명시 |
| 분쟁 해결 방법 (관할 법원) | 권장 | 합의·중재·소송 순서 기재 |
| 계약 일자 및 서명 | 필수 | 양 당사자 서명·날인 |
계약 금액 항목에는 반드시 세금 포함 여부를 명시하세요. "계약금 100만 원 (3.3% 원천세 별도)"처럼 적어야 나중에 세금 부담을 둘러싼 다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계약금·중도금·잔금 구조 설정하는 법
프리랜서에게 대금 지급 구조는 리스크 관리의 핵심입니다. 전액을 완료 후에 받는 구조는 클라이언트가 잠적하거나 검수를 계속 미루는 상황에서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프로젝트 규모별 권장 지급 구조
소규모 (100만 원 미만): 계약금 50% + 잔금 50%가 일반적입니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선금을 받고, 결과물 인도 또는 검수 완료 후 잔금을 받는 방식입니다.
중규모 (100만 원~500만 원): 계약금 30% + 중간 납품 시 30% + 최종 검수 완료 후 40% 구조를 권장합니다. 단계별 납품이 있을 경우 각 단계마다 결제가 이루어지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대규모 (500만 원 이상): 계약금 30%, 중도금 40%, 잔금 30% 또는 3:3:4 비율로 3회 분할이 일반적입니다. 장기 프로젝트는 월별 청구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점을 "최종 결과물 검수 완료 후 7일 이내"처럼 구체적으로 적으세요. "완료 후"라고만 쓰면 완료 시점을 두고 분쟁이 생깁니다. 검수 기간도 "결과물 인도 후 5영업일 이내 검수 의견 통보, 이의 없으면 승인 처리"처럼 명시해야 무한 검수 루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권(IP) 귀속 조항 작성법
저작권법상 창작물의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창작자인 프리랜서에게 귀속됩니다. 클라이언트가 결과물의 권리를 원한다면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기재해야만 이전됩니다.
IP 조항의 세 가지 유형
완전 양도형: "본 계약에 따라 수행된 업무로 발생한 저작권 등 일체의 지식재산권은 대금 완납 시 갑(클라이언트)에게 귀속된다." 클라이언트가 모든 권리를 원할 때 사용합니다. 이 경우 프리랜서는 포트폴리오 사용도 별도로 허락받아야 합니다.
이용허락형: "결과물의 저작권은 을(프리랜서)에게 있으며, 갑은 계약 목적 범위 내에서 비배타적·항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프리랜서가 저작권을 보유하되 클라이언트에게 사용권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포트폴리오 사용권 조항 별도 추가: 어떤 유형이든 "을은 본 작업물을 포트폴리오 및 홍보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 두세요. 완전 양도 계약이라도 이 조항이 있으면 자신의 작업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45조에 따라 "저작재산권 일체 양도"라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2차적저작물작성권(원작을 변형하거나 재창작하는 권리)은 별도 특약이 없으면 원작자에게 유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클라이언트가 2차 활용까지 원한다면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포함하여 양도한다"는 문구를 명시해야 합니다.
계약 파기 시 손해배상 조항 작성법
계약 해지 조항은 '어떤 상황에서 해지할 수 있는가'와 '해지 시 어떤 책임을 지는가'를 함께 명시해야 합니다.
해지 사유 명시
모호한 표현 대신 구체적인 기준을 사용하세요.
- 클라이언트 측 귀책: 대금 지급이 지급일로부터 14일 이상 지연된 경우, 계약서에 없는 업무를 반복 요청하고 협의를 거부하는 경우
- 프리랜서 측 귀책: 납기일을 정당한 사유 없이 30일 이상 초과하는 경우, 계약 업무를 무단으로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경우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 예시
민법 제398조에 따라 계약서에 손해배상 예정액을 미리 정해 두면 실제 손해 입증 없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갑 또는 을이 상대방의 귀책 없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경우, 해지 통보일까지 수행된 업무에 상응하는 대금을 정산하고, 추가로 계약 총액의 2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
위약금은 법원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하면 감액할 수 있으므로, 계약 총액의 10~30% 범위에서 설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법무법인 자료에 따르면 위약금 예정액이 실제 손해액에 비해 현저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합니다.
전자계약 서비스 비교 - 프리랜서에게 맞는 서비스는
종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방식 대신 전자계약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약 체결과 보관이 훨씬 간편해집니다. 전자서명법에 따라 공인전자서명이 포함된 전자계약은 종이 계약서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 서비스 | 요금 구조 | 무료 체험 | 특징 |
|---|---|---|---|
| 모두싸인 | Team 월 39,900원 (30건) / 1건당 약 1,330원 | 있음 | 국내 1위, 32만 기업 이용, 템플릿 기능 |
| 이싸인온 | 월정액 (무제한 건수) | 있음 | 추가 비용 없이 모든 기능 무제한 이용 |
| 유캔싸인 | 1건당 100원 | 10건 무료 | 건당 과금, 소량 이용에 유리 |
| 싸인오케이 | 별도 문의 | 있음 | AI 기반 계약 분석 기능 제공 |
| 얼마싸인 | 합리적 가격 | 있음 | 중소기업·프리랜서 대상 |
계약 건수가 월 10건 미만인 프리랜서라면 유캔싸인(건당 100원)이 가장 경제적입니다. 계약이 많아지면 이싸인온처럼 무제한 월정액 서비스가 유리합니다. 모두싸인은 클라이언트 쪽에서 이미 사용 중인 경우가 많아 협업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계약서 없이 일했을 때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
이미 계약서 없이 일을 시작했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구두계약도 대한민국 민법상 법적 효력이 있습니다. 다만 입증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증거들
- 카카오톡·문자 대화 내역: 업무 내용, 금액, 납기일 언급 내용 캡처 및 백업
- 이메일 왕래 기록: 일의 범위와 대금을 논의한 이메일 전체 보관
- 견적서·기획안 발송 기록: 내가 보낸 견적서에 상대가 회신한 내용
- 회의록이나 메모: 날짜와 주요 합의 사항이 기록된 자료
- 작업 진행 기록: 파일 수정 이력, 작업 로그, 납품한 파일 증거
대금 미지급 시 대응 절차
- 내용증명 발송: 지급 기한과 금액을 명시한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합니다. 서울시 전자소송 홈페이지에서 내용증명을 온라인으로 발송할 수 있습니다.
- 소액심판 청구: 3,000만 원 이하 분쟁은 법원 소액사건심판으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없이도 가능하며 비용이 적습니다.
- 민사소송: 증거가 충분하다면 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합니다. 계약서 없이도 실제 일한 사실과 보수 약정을 입증하면 승소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 없는 상태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는 상대방이 직접 금액을 언급한 문자·카톡 메시지입니다. "견적서 금액으로 진행하겠습니다"라는 한 줄이라도 있으면 법적 효력이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 표준계약서 활용법
계약서를 처음 작성하는 경우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표준계약서를 기반으로 수정하는 방법이 가장 빠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준계약서: 대중문화예술, 방송, 영화, 미술, 공예 등 창작·콘텐츠 분야 종사자를 위한 표준계약서를 제공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식 홈페이지(mcst.go.kr) 법령자료 > 표준계약서 메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2024년 개정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는 지식재산권 귀속과 수익 정산 투명성 조항이 강화되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불공정한 계약 내용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 거래 분야의 표준약관을 제공합니다. ftc.go.kr에서 업종별 표준약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프리랜서 예술인을 위한 표준계약서를 kawf.kr에서 제공합니다. 디자이너, 작가, 영상 작업자 등 창작 프리랜서에게 적합한 양식이 있습니다.
표준계약서는 기본 틀로만 활용하고, 실제 프로젝트에 맞게 업무 범위·대금·IP 조항을 구체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표준 양식 그대로 사용하면 해당 프로젝트에 맞지 않는 항목이 생길 수 있습니다.
FAQ
Q. 카카오톡으로만 합의한 계약도 법적 효력이 있나요?
A.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법상 계약은 특별한 형식 없이 당사자 간 합의만으로 성립합니다. 카카오톡으로 업무 내용과 대금을 합의했다면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분쟁 시 상대방이 합의 사실을 부인하면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해야 합니다. 대화 내역을 캡처해 백업해 두고, 가능하면 주요 합의 사항을 이메일로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Q. 지식재산권 조항이 없으면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나요?
A. 계약서에 IP 귀속 조항이 없으면 저작권법에 따라 창작자인 프리랜서에게 귀속됩니다. 클라이언트는 의뢰 목적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2차 활용이나 양도는 별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클라이언트가 저작권을 원한다면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양도 조항을 넣어야 합니다.
Q. 전자계약도 법적 효력이 있나요? 나중에 법원에서 인정받을 수 있나요?
A. 전자서명법 제3조에 따라 공인전자서명이 포함된 전자계약은 종이 계약서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모두싸인, 이싸인온, 유캔싸인 등 국내 주요 전자계약 서비스는 모두 전자서명법을 준수하며 법원 제출용 증거로 활용 가능합니다.
Q. 계약 해지 후 이미 완료한 작업에 대한 대금은 청구할 수 있나요?
A.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이미 수행한 작업에 상응하는 대금은 부당이득 반환 청구 또는 기성고 비율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해지 시 기성고 비율에 따른 대금을 정산한다"는 조항을 미리 넣어 두면 청구 근거가 명확해집니다.
Q. 클라이언트가 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계약서 작성을 꺼리는 클라이언트와의 계약은 그 자체가 위험 신호입니다. 그래도 진행해야 한다면 최소한 이메일로 업무 내용, 금액, 납기일을 확인하는 메시지를 주고받고 상대방의 회신을 받아 두세요. 업무 진행 중에도 중요한 결정사항은 카카오톡이나 이메일로 남겨 두는 것이 나중에 증거가 됩니다. 가능하면 착수 전에 계약서를 요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Q. 계약서에 관할 법원을 어디로 정해야 유리한가요?
A. 1인 사업자나 프리랜서 입장에서는 자신의 주소지 또는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 법원으로 지정하는 것이 이동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데 유리합니다. 계약서에 "본 계약과 관련한 분쟁은 을(프리랜서)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을 1심 전속 관할 법원으로 한다"고 명시하면 됩니다. 단, 클라이언트도 이 조항에 동의해야 효력이 있으므로 협상 과정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는 관계를 정리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처음 계약서를 요청하면 "서로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불편해하는 클라이언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는 불신의 표시가 아니라, 서로의 기대와 책임을 명확히 하는 협업의 출발점입니다.
좋은 관계일수록 계약서를 꼼꼼하게 써야 합니다. 나중에 "그때 그렇게 말했잖아요"라는 말로 시작되는 다툼이 관계를 망치기 때문입니다. 계약서 하나가 프리랜서로서 나 자신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라는 점, 꼭 기억해 두세요.